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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24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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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도심 즐기고, 맛있는 이야기 따라
 
한국실명예방재단 소식
 
Steinway & Sons
 
실장님을 얼마나 믿고, 어떤 업무를 맡기시
 
[세무] 상품권과 환자에게 지급한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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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의 도심 즐기고, 맛있는 이야기 따라잡기

2월의 달력이 꽉 차, 3월을 앞두고 있는 어느 날, 멀고도 먼 남녘, 통영 바닷가로 여행을 나선다.
행여 봄이 와 있을까? 겨울에 피어나는 동백꽃은 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올 겨울이 얼마나 추웠는가를 보여주려는 듯, 동백꽃 봉우리조차 볼 수 없었다. 아쉽지만, 금세 따사로운 봄 햇살에 놀라 화들짝 피어날 것이다.


통영에 도착해 우선 찾은 곳은 동피랑 벽화마을이다. 이 마을의 인기는, 무수한 젊은 관광객들을 만나면서 금세 알게 될 것이다.
글, 사진 : 이신화 (on the camino의 저자, www.sinhwada.com)

 

쪽빛 해안 길, 달아 일주도로에서 만난 핏빛 일몰
통영에는 해안을 따라 달아 일주도로가 있다. ‘달아’란 이름은 이곳의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牙)를 닮은 데서 유래됐고, 또 한편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임금이나 대장 깃발인 아기(牙旗, 깃대 끝을 상아로 장식)를 꽂은 전선이 당포에 도달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해안 길에서 만나는 영운면의 고즈넉한 바다가 아름답고 전망대(달아공원)에서는 일몰이 멋지다. 통영 8경 중 하나로 전망대 왼쪽은 한산대첩의 현장인 한산도 바다, 오른쪽은 당포해전의 전승지 당포바다가 펼쳐진다. 낙조를 보고 나서는 해저터널 근처에서 야경은 보면 된다. 미륵도와 통영을 잇는 통영대교와 충무교 두 다리 아래, 통영운하 쪽에서 보면 된다.

 

충무 김밥과 오미사 꿀빵 이야기
통영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충무김밥이 있다 .충무김밥을 할매김밥, 꼬치김밥이라고도 부른다. 충무김밥은 흔히 알고 있는 김밥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여타 김밥과는 달리 소를 넣지 않는다. 대신 참기름을 바르지 않은 김으로 손가락 만하게 싼 밥에 깍두기와 오징어무침을 곁들여낸다.
유래가 있다. 고기잡이 나가는 남편이 고기 잡느라 식사를 거르고, 술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을 본 아내가 김밥을 만들어준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김밥은 잘 쉬어서 못 먹게 되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밥과 속(반쯤 삭힌 꼴뚜기 무침과 무김치)을 따로 담아 주었다. 그 후부터 다른 어부들도 점심 및 간식을 밥과 속을 따로 담은 김밥으로 해결했단다.


또다른 이야기로는, 구 통영여객선터미널(‘뱃머리’라고도 불림) 주변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행상들은 많았다. 지역 특성상 김밥은 쉽게 쉬어 버리기에 밥과 반찬을 분리한 김밥을 팔았다. 당시 멸치어장에서 잡히던 주꾸미, 홍합과 무김치를 대나무 꼬치에 끼워 김밥과 함께 종이에 싸서 팔았다고 한다. 여객선 안에서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나무 함지박에 충무김밥을 팔았다. 이후 주꾸미가 귀해지면서 오징어로 대체되어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80년대 국풍 81이라는 행사에서 김밥을 팔던, 뚱보할매김밥집(055-645-2619, 중앙동 129-3)을 운영하던 어두이 할머니가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 집은 유명세 탓에 지금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어 한일김밥(055-645-2647, 항남동 79-15), 동진, 제일 김밥집이 인기다. 맛은 엇비슷하다.


통영의 주전부리로는 꿀빵이 있다. 꿀빵 집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통영 꿀빵을 유명하게 한 곳은 1963년에 시작한 오미사 꿀빵집(055-645-3230, 항남동 270-21, 통영적십자병원 뒤쪽)이다. 오미사 꿀빵을 만든 사람은 정원석 씨.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다 해방 후 선친의 고향인 경남 하동으로 이주했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통영으로 피난왔다. 그는 당시 통영에서 유명했던 평화당 제과점에서 제빵사로 일했다. 제과점을 나온 후, 당시 배급되던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가게도 따로 없이 신혼집 앞 아내의 과일 좌판 한 귀퉁이에 놓고 판매했다.


특히 통영 시내 여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름도 없던 빵집에 이름을 붙여준 것도 그 여학생들이었다. 바로 옆에 오미사란 이름의 양복점이 있었다. 학생들은 마땅히 부를 이름이 없자 꿀빵이 먹고 싶으면 그냥 '오미사 가자'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미사 빵집이 됐다. 그 후 적십자 병원 앞에 조그만 가게를 얻어서 본격적으로 꿀빵을 만들었다. 꿀빵은 불티나게 팔렸고 6년 남짓 장사를 했는데 빵이 잘 팔리는 만큼 가게 세도 덩달아 올랐다.

 

세를 감당하기가 버거워 빚을 내서 지금의 서호동 본점 자리에 있던 집을 샀다. 이번에는 빵만이 아니라 분식도 함께했다. 오미사 분식. 우동과 짜장면을 함께 말아서 파는 '우짜'도 했고, 새우튀김을 넣은 튀김우동도 했다. 튀김우동이 또 한 번 히트를 쳤다. 당시 통영이 충무시였을 때 충무시장까지 우동을 먹으러 오거나 비서를 시켜 냄비에 우동을 사갈 정도였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질 무렵 분식은 그만두고 꿀빵만 만들기 시작했다. 자식들도 다 키웠으니 조금 편히 살고 싶은 까닭이었다. 그 무렵 어느 방송사 프로그램에선 충무 김밥, 굴밥과 함께 오미사 꿀빵이 통영의 대표적 음식으로 소개됐다. 이후 꿀빵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아들이 현대적인 방법으로 2호점 꿀빵집(055-646-3230, 봉평동124-7)을 운영한다. 대신 원조집에서도 아직까지 빵을 만드는데 오전에만 구입이 가능하다.

 

서호시장의 시락국과 우짜, 빼데기죽
통영의 새벽시장으로 알려진 서호시장 내에 유명한 음식점이 많다. 그중 시락국과 우짜, 빼데기 죽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락국은 시래기국인데 경상도 사투리의 표현이다. 원조시락국(055-646-5973, 서호동 177-408)과 가마솥 시락국(055-646-8843, 서호동 177-40)등이 유명하다. 원조집은 장어국물을, 가마솥은 흰살 생선으로 국물을 내는 차이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메뉴다. 특히 우짜와 빼데기죽이 맛이 좋다. 우짜는 우동+짜장의 결합이다. 시우동과 짜장을 같이 먹고 싶어하는 시장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밴댕이를 말린 ‘디포리’로 우동국물을 내고 단무지를 채 썰어 얹어 내는 것이 우짜다. 우짜 말고 빼떼기죽이 있다.

 

옛날 생고구마나 삶은 고구마를 얇게 썰어 볕에 말려 간식꺼리로 이용했다. 말리는 과정에서 고구마의 수분이 증발하면 얇게 썰어놓은 고구마가 비틀어지는데 이 모습을 경상도 지역에서 '빼떼기'라고 부른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양식이 부족한 겨울에는 이것을 넣어 죽으로 끓여먹었는데 이 죽이 ‘빼떼기죽’이다. 푹 삶다가, 물러지면 으깬 다음 삶은 팥, 양대콩, 찹쌀가루를 넣고 끓여 설탕, 소금으로 간을 한다. 경남에서는 전분, 쌀가루, 찹쌀가루를 넣기도 한다. 영양이 풍부하고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서호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집은 할매우짜(055-644-9867, 서호동 177-423)집이다. 원조 할머니가 힘들어 현재의 주인에게 전수해 넘긴 맛이다. 작지만 실내가 깔끔하고 곁들여지는 깍두기도 맛있다.

 

‘다 있지’해서 다찌집?
술을 시키면 안주는 주인이 내주는 대로 먹는 술집문화가 다찌다. "서서 마시는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다찌노미(たちのみ)에서 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통영사람들은 다찌라는 말을 모든 해산물이 다 있어서 ‘다 있지’라는 말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다찌가 일본어에서 파생된 외래어라 해서 실비란 말을 썼었다. 하지만 어느 다찌집이 유명세를 타자 너도나도 다시 다찌란 이름으로 복귀했다. 이제는 다찌는 통영의 음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통영의 다찌집은 진주나 삼천포의 실비집, 마산의 통술집, 전주의 막걸리 골목과 엇비슷하다. 다찌는 본래 술값만 받고 안줏 값은 안 받는 술집 문화였다. 통영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다양한 해산물 안주를 원하지만, 안주를 많이 먹지 않는다. 맛있는 안주를 고루고루 조금씩 먹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시작된 다찌 문화다. 통영의 다찌집에서는 제철 생선회와 해산물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그날그날 시장에 나온 음식재료에 따라 메뉴가 바뀐다. 술을 시키면 안주는 주인이 주는 대로 먹는 술집이 다찌집이다. 대부분 1인당 일정액의 기본요금을 받는다. 기본적인 술을 포함한 가격이다.

 

 소주는 3병, 맥주는 5병 정도가 기본이다. 그 후부터 마시는 술은 다시 술값이 추가된다. 대신 술값은 비싼 편이다. 술값에 안줏값이 포함되니 당연하다. 통영 사람들이 잘 간다는 북신동 한바다(055-643-7010)실비집과 통영다찌집외에 다수 있다. 요새는 반다찌 집도 많다.

 

기타 맛 즐기기
통영의 봄철 메뉴는 도다리쑥국이다. 가자미의 일종인 도다리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다른 생선보다 많아 맛이 담백하다. 동의보감에 가자미는 기력을 더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른 봄 통영 바다에는 도다리들이 많이 잡힌다. 아직 살이 물러 회로 먹기 적당하지 않은 어린 도다리에 쑥을 넣고 국을 끓여 먹다. 몸에 좋은 쑥과 도다리의 만남은 봄철 기운을 북돋아준다. 여름에는 하모회나 장어구이, 겨울은 물메기국과 대구탕이 별미다. 도다리와 생김새는 비슷한 광어(넙치)는 가을, 겨울이 제철이다. 봄 광어는 맛이 없어서 '3월 넙치(광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식담이 생겼다. 산란 직후라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 맛이 없다.


또 뽈래기 무 김치가 매우 독특하다. 작은 뽈락을 넣어 만든 무 김치인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낸다. 뽈래기를 소금에 이틀 절여 두었다가 식은 밥과 양념을 넣어 담는다. 1주일이면 충분히 삭는데 별미로 충분하다. 그 외 졸복국, 멸치요리, 쥐고기 매운탕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여행정보(information) 
◆ 미륵산 케이블카 타기
055-649-3804~5, www.ttdc.co.kr
통영시 도남동 349-1번지/8인승 승객용 곤돌라 47기와 화물용 1기 등 총 48대


◆ 기타 여행지
통영은 옻칠 공예의 본고장이다.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 중 상하 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했었다. 그 전통이 400여 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다. 통영에는 옻칠을 현대미술과 접목시켜 옻칠회화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들어낸 사람이 만든 옻칠미술관(055-649-5257, 용남면 화삼리 658)이 있다. 옻칠미술관에서는 옻칠 회화를 비롯한 다양한 옻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통영에는 박경리 기념관(055-650-2541,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pkn.tongyeong.go.kr), 윤이상 기념관(1577-0557, 무전동 357), 유치환 생가와 기념관(055-650-4591, 정량동 863-1), 김상옥 생가(055-650-4681, 항남동), 전혁림 미술관(055-645-7349, 봉평동 189-2, www.jeonhyucklim.org), 김춘수 유품전시관(055-650-4538, 봉평동 451)등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그들의 흔적들을 찾아다녀보자.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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